두 아이 먹이다 직접 만든 이유식·유아반찬 앱 — 식단표부터 장보기까지
연년생 두 아이를 먹이며 매일 같은 데서 막혔습니다. 월령 맞는 반찬 찾기, 매일 메뉴 고민, 일주일 장보기. 그 불편을 풀려고 직접 만든 앱 '아이반찬'과, 이유식 단계·안전 정보까지 정리해 봤어요.
title: "두 아이 먹이다 직접 만든 이유식·유아반찬 앱 — 식단표부터 장보기까지" date: "2026-06-12" description: "연년생 두 아이를 먹이며 매일 같은 데서 막혔습니다. 월령 맞는 반찬 찾기, 매일 메뉴 고민, 일주일 장보기. 그 불편을 풀려고 직접 만든 앱 '아이반찬'과, 이유식 단계·안전 정보까지 정리해 봤어요." tags: ["dev", "daily"] category: "dev"
저희 집엔 두 살, 세 살 연년생이 있습니다. 한 살 터울이라 좋은 점도 많지만, 밥상 앞에서는 매일이 작은 전쟁이에요. 한동안은 큰애는 일반 음식, 작은애는 이유식이라 한 끼에 상을 두 번씩 차려야 했거든요. 같은 시간에 둘 다 배고프다고 하니, 손은 두 갠데 차려야 할 건 두 배였습니다.
그 시절을 지나 지금은 둘 다 반찬을 먹는데, 이제는 다른 게 힘들어요. 바로 매일매일 "오늘 뭐 해주지" 하는 메뉴 고민입니다. 매 끼니마다 돌아오니까,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하더라고요. 결국 이 불편을 제가 직접 풀어보기로 하고 **'아이반찬'**이라는 작은 앱을 만들게 됐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와 함께, 만들면서 정리한 이유식 정보도 같이 적어 두려고 합니다.
매번 같은 데서 막혔습니다
그동안은 그때그때 블로그를 검색해서 해결했어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불편했습니다. 일단 우리 아이 월령에 딱 맞는 음식을 찾기가 어려웠고요. 어찌어찌 괜찮은 걸 하나 찾아서 해줬는데, 나중에 "그거 또 해줘야지" 하고 다시 검색하면 그 글이 안 나와요. 검색어가 조금만 달라져도 묻혀버리니까요.
그렇다고 매번 새로 검색하면, 또 잘 나오는 인기 메뉴만 돌고 돌아서 결국 해주던 것만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분명 저장해뒀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한두 번이면 넘어갈 텐데 매일 반복되니까, 어느 순간 "차라리 내가 쓸 도구를 만들자" 싶었어요.
만들면서 정리한 이유식 단계
앱에 레시피를 채우려면 저부터 단계를 제대로 알아야 했어요. 식약처와 대한소아과학회의 일반적인 권고를 찾아보며 정리한 내용을, 같은 고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옮겨 둡니다.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에요. 자세한 주의는 글 맨 아래에 적어뒀습니다.)
- 초기(생후 6개월 무렵~): 묽은 미음에서 고운 죽으로, 하루 1~2회. 새 재료는 한 가지씩 3일쯤 지켜봐 주세요.
- 중기(7~9개월): 으깬 죽 형태로 하루 2회. 이 무렵엔 철분이 부족해지기 쉬워서 소고기·달걀노른자 같은 철분 식품을 자주 챙겨 준다고 해요.
- 후기(10~12개월): 진밥과 잘게 썬 재료로 하루 3회.
- 완료기(12~15개월): 부드러운 가족식으로 넘어가요. 간은 가능하면 돌까지 거의 안 하는 쪽으로요.
시작 시기는 보통 생후 6개월 무렵이지만, 아기 발달(목 가누기·앉기 등)에 따라 빠르면 만 4~6개월 사이에 시작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만 만 4개월(생후 17주) 이전에는 시작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해요. 저도 둘째 때 "언제부터지?" 하고 한참 찾아봤던 부분이라, 이건 꼭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안전 쪽은 확실히 짚고 가요
정보를 찾다 보니, 제가 잘못 알고 있던 것도 있었어요. 특히 이 두 가지는 중요해서 따로 적습니다.
- 꿀은 돌 전 절대 금지 — 영아 보툴리누스증 위험 때문인데, 무서운 건 가열해도 안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꿀이 들어간 과자·시리얼·음료도 돌 전에는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 알레르기 식품은 일부러 미루지 않는 게 요즘 권고 — 예전엔 달걀·땅콩 같은 걸 늦게 주라고 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이유식 초기부터 다른 음식과 함께 한 가지씩 도입하는 쪽이래요. 대신 새 재료는 발진·구토·설사 같은 반응이 없는지 3일 정도 지켜보고요. (아토피가 심하거나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는 도입 전에 소아과 상담을 먼저 권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 돌 전에는 소금·간장 없이 무염, 생우유는 돌 지나서 주음료로(요구르트·치즈를 재료로 조금 쓰는 건 돌 전에도 괜찮다고 해요). 그리고 질식 예방도 중요한데, 포도·방울토마토는 세로로 4등분, 소시지·당근처럼 동그란 건 길게 잘라 주고, 통견과류·떡은 더 큰 아이가 될 때까지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먹는 동안엔 꼭 앉혀서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그래서 앱은 이런 기능들이 들어갔어요
위 내용을 매번 머리로 떠올리지 않아도 되게, 앱에 이렇게 담았습니다.
- 아이 프로필 + 월령 맞춤 추천: 아이 개월 수를 넣어두면 그 단계에 맞는 레시피를 골라서 보여줘요. 두 아이를 각각 등록할 수 있어서, 단계가 다른 형제도 따로 챙길 수 있습니다.
- 주간 식단표 자동 채우기: 일주일 식단을 한 번에 짜줘요. 제가 이 기능 만들려고 앱을 만들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아끼는 기능이에요.
- 장보기 목록 자동 정리: 짠 식단에 들어가는 재료를 "뭘, 얼마나" 사야 하는지 목록으로 뽑아줍니다. 주말에 장 한 번 크게 볼 때 정말 편해요.
- 알레르기 재료 제외: 우리 아이가 못 먹는 재료를 빼고 레시피를 볼 수 있어요.
- 즐겨찾기: 잘 먹었던 메뉴를 저장해두면 다음에 검색 없이 바로 꺼내 봅니다. 앞에서 말한 "다시 못 찾는" 문제가 이걸로 풀렸어요.
- 그 외: 분량 계산기, 조리 타이머, 먹은 기록 캘린더, 재료 도입 시기 사전 등. 데이터는 전부 내 폰에만 저장되고 서버로 안 보내요. 가입도, 광고도 없습니다.
정작 제일 어려웠던 건 코드가 아니었어요
솔직히 기능을 추가하거나 고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짜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어요. 저는 아빠인데, 이 앱은 주로 엄마들이 쓰실 거란 점이었습니다.
화면 하나를 만들 때도 "이게 정말 필요한 기능이 맞나? 뭐가 더 편할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데, 제 입장에서 100% 확신이 안 서더라고요. 제가 매일 밥을 차리긴 해도, 이유식과 반찬을 챙기는 분들이 어떤 순간에 뭘 답답해하는지를 전부 안다고 말하긴 어려웠습니다. 코드를 짜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것"**이 훨씬 어려웠어요. 이건 지금도 계속 다듬어 나가는 중입니다.
써보니 달라진 점
며칠 써보니, 일단 장 볼 때가 제일 편해졌습니다. 재료 수량이 딱 정해져 나오니까 고민 없이 담게 되고요. 잘 먹는 메뉴는 즐겨찾기에 모아두니 "오늘 뭐 해주지" 하는 막막함도 조금은 줄었어요. 대단한 앱은 아니지만, 제 하루의 작은 번거로움 하나를 덜어준 것만으로도 만든 보람이 있는 물건이 됐습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번 열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름은 아이반찬이고,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쓸 수 있습니다(폰에서 홈 화면에 추가하면 앱처럼 써져요) → ibanchan.vercel.app
※ 우리 아기에게 딱 맞는 답은 아기마다 달라요. 이 글에 적은 단계·시기·자르는 법 같은 정보는 식약처·대한소아과학회의 일반 권고를 참고해 정리한 것일 뿐,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새 식품 도입이나 알레르기·시작 시기처럼 헷갈리고 걱정되는 부분은 꼭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먼저 상의해 주세요. 저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