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회의 하나하나를 다 적어야 하는 자리가 생겼어요
새로 작은 프로젝트 팀이 꾸려지면서 매주 목요일에 회의를 하게 됐어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기록을 남겨야 하는 회의라, 듣는 동시에 받아적다 보면 꼭 뭔가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녹음만 해두면 받아쓰고 정리까지 해주는 작은 도구를 직접 만들었어요. 욕심부리지 않고 딱 필요한 것만 넣었더니 오히려 편했던 이야기를 적어둡니다.
title: "매주 목요일, 회의 하나하나를 다 적어야 하는 자리가 생겼어요" date: "2026-06-28" description: "새로 작은 프로젝트 팀이 꾸려지면서 매주 목요일에 회의를 하게 됐어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기록을 남겨야 하는 회의라, 듣는 동시에 받아적다 보면 꼭 뭔가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녹음만 해두면 받아쓰고 정리까지 해주는 작은 도구를 직접 만들었어요. 욕심부리지 않고 딱 필요한 것만 넣었더니 오히려 편했던 이야기를 적어둡니다." tags: ["dev", "회의록", "팀", "사이드프로젝트"] category: "dev"
이번에 회사에서 새로 작은 프로젝트 팀이 하나 꾸려졌어요.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됐는데, 이 회의가 좀 특이해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자리거든요. 가볍게 지나가는 말 같아도 나중에 "그때 그 얘기"가 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빠뜨리면 안 되는 거예요.
처음 몇 번은 손으로 받아적었어요. 그런데 듣는 동시에 적는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한 줄 적는 사이에 다음 얘기가 지나가버리고, 그러면 또 "방금 그게 뭐였죠?" 하고 되묻게 되고요. 회의에 집중하려고 적는 건데, 적느라 회의를 놓치는 기분이었어요.
"회의는 그냥 녹음만 해두고, 정리는 알아서 해주면 안 될까."
그래서 딱 내가 쓸 만큼만 만들었어요
저는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만들어 쓰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거창하게 갈 생각은 없었어요. 회의록에 진짜 필요한 것만 넣자, 그거 하나만 기준으로 잡았어요.
그래서 화면이 아주 단순해요. 녹음 파일을 올리면 글로 풀어주고, 핵심만 정리해서 보여주는 게 전부예요. 만들기 전엔 '기능이 적으면 좀 허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정반대였어요. 버튼이 몇 개 없으니 헤맬 일이 없고, 회의 끝나고 파일만 툭 올리면 되니까 손이 거의 안 가더라고요. 단순하게 만든 게 오히려 제일 잘한 일이었어요.
누가 말했는지 나눠주는 게 신기했어요
써보면서 제일 신기했던 건 화자를 나눠주는 거였어요. 받아쓴 글이 한 덩어리로 주르륵 나오는 게 아니라, 말한 사람별로 나뉘어서 보여요. 거기에 실제 이름을 넣어주면 전체 기록이 그 이름으로 바뀌고요.
회의록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은근히 중요하잖아요. 녹음만 했을 뿐인데 사람까지 구분해준다는 게, 솔직히 처음엔 좀 신기했어요.
제일 마음 쓴 건 '말이 겹칠 때'였어요
사실 만들면서 크게 고생한 건 없었어요. 대신 제가 제일 마음을 썼던 건 따로 있었어요. 회의라는 게 다들 한 명씩 차분히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의견이 오가다 보면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거나 말이 겹치는 순간이 꼭 생겨요. 그럴 때 화자 정리가 엉키지 않을지, 그리고 오간 얘기가 핵심만 잘 추려질지 — 이 두 가지를 제일 신경 썼어요.
한 자리에서 마이크 하나로 녹음하니 겹치는 부분이 완벽하진 않아서, 그럴 땐 제가 슬쩍 손봐줘요. 그래도 사람이 다듬을 수 있을 만큼은 나눠주니까 충분했어요. 완벽한 기계를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니라, 회의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남기고 싶었던 거니까요.
회의가 한결 가벼워졌어요
이제는 회의가 끝나면 녹음을 올려두고, 잠깐 뒤에 정리된 회의록을 받아요. 받아적느라 회의를 놓치는 일이 없어졌고, 사소한 것까지 다 적어야 한다는 부담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거창한 도구를 만든 건 아니지만, 매주 목요일이 조금 덜 빡빡해진 것만으로 저는 충분히 만든 보람이 있었어요.